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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의 세상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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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2-27 11:09
   <서경석의 세상읽기 제34화> “탈북난민구출 네트워크”가 결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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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서경석
    조회 : 1,734  


<서경석의 세상읽기 제34화>

  
  
                
“탈북난민구출 네트워크”가 결성되었습니다.

              
                - 박선영의원에 이어 단식할 제2기 단식팀에 自願해 주십시오. -



 안녕하십니까? 서경석목사입니다. 지난 2월14일부터 시작해서 매일 모이는 중국대사관 앞에서의 “탈북난민강제송환 반대집회”가 어제(26일)로 13일째를 맞았습니다. 그동안 시민들이 보여준 참여의 모습이 대단히 감동적이었습니다. 특별한 동원 없이도 매일 백명이 모이고 많을 때는 3백명 넘게 모였습니다. 또 이미 광주는 2월 23일 중국영사관 앞에서 집회를 하였고 부산은 2월29일 오전 10시반에 부산 중국영사관 앞에서 집회가 개최됩니다.


 
 어제는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단식중인 박선영의원을 찾아왔습니다. 겉으로는 정부가 앞으로 열심히 하겠으니 이제는 단식을 그만하라는 권고였지만 박선영의원의 행동에 대한 감사의 뜻이 역력했습니다. 저는 두 가지를 확인했습니다. 하나는 정부가 중국대사관 앞 투쟁에 힘입어 중국에 대해 강경자세를 갖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중국대사관 앞의 시민들의 투쟁이 전 세계의 여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뿐만이 아닙니다. 민주통합당이 탈북난민강제송환을 반대하는 국회 결의안에 동의한 것도 큰 변화입니다.


 
 만일 민주통합당과 좌파진영이 탈북난민의 강제송환을 철저하게 반대해서 우리와 함께 이를 기필코 저지시킨다면 저는 더 이상 좌파의 집권을 반대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민주통합당과 좌파는 우리와 함께 중국대사관 앞 집회를 같이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그러려면 좌파는 한겨레신문의 사설논조를 반대해야 합니다. 한겨레신문은 차인표씨의 “탈북자를 돕는데 좌우가 있을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하면서도 “우리정부가 중국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이면 중국은 탈북자 단속과 강제송환을 강화할 것”이라며 “남북관계를 경색시킨 채 중국 내 탈북자 강제북송을 비난하고 정치·외교 문제화하면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제송환 반대운동 반대가 한겨레신문의 속셈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중국이 강경정책을 쓰면 “봐라 우리가 뭐라고 했냐”하고 대들 것 같습니다. 강경정책의 책임을 중국에 묻지 않고 한국정부에 돌릴 심산입니다. 강제송환을 반대하면서 남북경색이 풀어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한겨레신문은 남북경색을 푸는 것이 제일 중요하므로 강제송환 반대를 하지 말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겨레신문을 읽으면서 저는 과거 군사독재정권 하에서의 중도통합론, 일제시대의 이광수씨의 민족자치론을 연상했습니다. 군사독재는 민주화를 통해 끝장나야 했고 일제는 패망으로 끝장나야 했습니다. 적당히 타협하자는 한겨레신문의 논조는 북한수령독재체제의 영속화와 북한인민들의 끝없는 고통을 의미할 뿐입니다. 입은 삐뚜러져도 말은 바르게 해야 합니다.



 요즈음 韓中간 탈북자 협의가 어려워졌지만 이점은 한국정부의 반대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 아닙니다. 김정은 정권이 무너지지 않을까하는 중국정부의 걱정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오히려 지금을 북한의 개혁개방과 인권신장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중국의 변화 없이 한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조선족 지식인들은 중국이 빠르면 5년 안에, 길어도 10년 내로 민주화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국인민의 인권의식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중국이 한국을 위시한 전 세계의 도덕적 압력을 견디다 못해 강제송환을 중단할 때에만 한반도의 미래가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민주화되어야만 세계평화가 실현됩니다. 입은 삐뚜러져도 말은 바르게 해야 합니다.


 
 지나간 70년대에 젊은이들이 군사독재와 싸우면서 수없이 감옥을 갔습니다. 그로부터 십여년이 지난 후에야 민주화가 이루어졌습니다. 70년대 초반, 민주화에 대한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을 때에도 고난의 길을 택했던 젊은이들이 없었더라면 민주화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탈북난민 강제송환도 언젠가 반드시 중단됩니다. 그 날까지 우리는 계속 투쟁해야 합니다. 좌파도 우파도, 조선일보도 한겨레신문도 다 같이 이 길을 가야 합니다. 한겨레신문에 부디 호소합니다. 민족자치론과 같은 타협론, 굴종론을 피력해서 항의운동을 맥빠지게 하지 마십시오.


 
 2월24일 중국대사관 집회에 참여해 온 단체들이 회의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 집회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중국정부가 계속 잡아들이고 계속 송환시키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집회를 중지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지난 7-8년동안 이번처럼 이 문제가 이슈화된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우리는 끝장입니다. 사생결단을 하고 기필코 강제송환을 막아내야 합니다.


 이에 단체대표들은 장기화 국면에 대처하기 위해 <탈북난민구출 네트워크>를 출범시켰습니다. 그리고 이 네트워크에 모든 애국단체들과 개인이 가입할 것을 호소키로 했습니다. 네트워크 가입은 070-7683-3058(시민협사무실 전화)로 연락주십시오.


 
 제일 중요한 일은 참여인원이 매일 5백명 이상이 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특별히 한국교회에 호소합니다. 교회가 참여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우리도 집회참석자들의 연락처를 열심히 모아 네트워크를 강화하겠습니다. 또 장기화에 대비하여 박선영의원은 두주일만 단식하도록 강력히 권유하고 박의원의 뒤를 이어 단식할 제2차 단식팀을 공개적으로 모집합니다. (담당 최석영 010-5580-1058) 새로운 단체들이 주최할 수 있도록 집회운영도 개방적으로 합니다. 이번 주에는 2월29일 기독교, 3월1일 불교, 2일 가톨릭이 주최합니다. (담당 정베드로 010-8271-0444) SNS를 통한 홍보도 열심히 하고 홈페이지도 만듭니다. 중국 네티즌에게 홍보하기 위한 중국어 홈페이지도 만듭니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명도 적극 전개합니다. 국제서명운동은 #Save my Friend (
www.savemyfriend.org)가 하고 (담당 김지유 010- 7141-0724) 오프라인 서명은 모든 단체가 전부 참여합니다. (담당 서연희 010- 7700-1693) 대학 내에서의 서명운동을 전개할 대학생들도 찾습니다. 그리고 매일 오후1시 중국대사관 앞 옥인교회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참여단체 대표들이 <탈북난민구출네트워크>회의를 합니다.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꼭 한번만 중국대사관 앞 오후2시 집회에 참석해 주십시오. <탈북난민구출네트워크>에 단체가입 혹은 개인가입을 해 주십시오. <서경석의 세상읽기에 답신을 주셔도 가입됩니다. 여러분의 참여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이 게시물은 웹지기님에 의해 2017-02-06 12:51:42 서경석목사세상읽기에서 복사 됨]



좋은소리 12-03-07 23:26
 
서경석 목사님 개인 연락처를 몰라서 이렇게 투고의 형태를 빌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작년 여름부터 강정마을에 살고 있는 유가일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저를 모르시겠지요. 하지만, 2003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만났던 '유은하'라고 하면 기억하실 것입니다.

강정바다와 구럼비는 영광스러운 창조물
 
존경하는 목사님, 긴 이야기를 어떻게 한정된 지면 안에 다 드릴 수 있을까요? 강정에 대해 어떤 정보를 갖고 계신지 잘 모르겠지만,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마구 파헤쳐지고 있는 강정 앞바다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호구역, 절대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 등으로 선정된 곳입니다. 정말 작고 아름다운 생물들이 바다와 1.2km 용암 통바위인 구럼비에 옹가종기 살고 있답니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제7올레길에 자리잡은 구럼비로 가는 마지막 길이 천여 명 무장경찰에 의해 막히기 전에 오셨다면, 그 따뜻하고 부드러운 바위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예배해 보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 바위 틈에서 용천수가 솟아 동식물도 살아갈 수 있는 신비한 구럼비바위.
ⓒ 유가일
 강정
그런 작은 생명들엔 관심이 없으시다구요? 그럼 마을 사람들 얘기는 어떠세요? 이 마을 성인 인구가 1000여 명인데요, 작년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총 연행자 수가 330명이 넘습니다. 딱 3분의 1이지요. 공사장에 접근하거나, 조금이라도 업무에 방해가 된다 싶으면, 맞고, 끌려가고, 조사받고, 유치장에 갇히고, 재판받고, 벌금형 받거나 구속되고... 이게 이 마을의 '일상'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해군과 경찰, 공사업체와 충돌로 비상 사이렌이 울리는 마을, 상상이 가세요?
 
저는 목사님을, 오랫동안 한국에 공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애써오셨고, 국내의 조선족 노동자들을 섬기며, 최근에는 탈북자 북한 강제소환에 반대하는 데 앞장서고 계신, 누구보다도 소외받고 탄압받는 이들의 입장에서 싸우며, 노력하시는 분으로 알고 있답니다. 그런데, 목사님, 그런 사람들이 여기 있어요. 이 강정마을 사람들이 너무나 아파요...

이 마을은, 지금 대한민국 정부와 군대가 마을주민의 의견수렴 과정 전혀 없이 기지공사를 강행하고 있답니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고 말은 하지만, 이미 2중 계약서, 심각한 설계 오류, 올해해군기지 공사예산 96% 삭감 등으로 국회조차 사업의 부당성을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미성년자, 노인, 종교인, 평화활동가, 외국인, 기자 가리지 않고 연행을 하면서 무지막지하게 공사를 진행하고 있답니다. 굳이 '찬성집회'를 하러 오지 않으셔도 될 만큼 정부와 해군, 경찰, 언론, 도정에 이르기까지 하나 되어 이 마을을 고립시키고 몰아붙이고 있답니다.
 

  ▲ 지난 10월, 공유수면인 구럼비 주위에 높은 장벽을 세우고 경찰들이 출입을 통제한 상황에서 시범발파가 진행되었습니다.
ⓒ 유가일
 강정
제주 일강정을 기지촌으로 만들려고요?
 
혹시 해군기지가 생기면 경제가 발전될 거라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군사시설은 한 번 지어지면 계속 확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해군이 들어오면 그를 보호하기 위해 공군이 들어오고요, 마을 안에는 군인 아파트와 유흥시설이 지어지게 됩니다. 이 마을 주민들은 400년간 지키며 살아온 삶의 터전을 떠나야겠지요. 
 
저는 1년 정도 동두천 미2사단 옆에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마을엔 미군 클럽과 매매춘 시설이 즐비하고, 미군 범죄에 알코올과 마약 중독, 에이즈 환자에 가출 청소년들까지 그렇게 황폐할 수가 없었습니다. 산업이라곤 미군 상대만 가능한, 전형적인 '기지촌'이 되는 거죠. 이런 동네에서 어떻게 자녀들을 교육하고, 건강한 경제발전이 가능할까요? 저는 시처럼 아름다운 제주의 보석 같은 이 마을이 '기지촌'으로 변하는 것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서경석 목사님과 함께 2000여 명이 '해군기지 건설 촉구집회'를 하러 오신다구요? 설마 제주기독교연합 목회자분들과 '찬성예배' 드리는 건 아니죠? 저는 예배는 창조주 하나님께만 드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함께 오신다는 성도분들은 국가를, 군대를 믿고 예배하시나요? 아니면 정의와 평화의 하나님, 로마군에 끌려가 재판받고 처형당하신 예수님을 믿으시나요?
 

  ▲ 지난 9월, 기장교단 성도들이 마을을 기도하며 행진하다가 전경들에게 둘러싸였습니다. 강정에선 기도도 불법입니다.
ⓒ 유가일
 강정
저는 평화를 원하지만 비무장을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분명치 않은 '가상의 적'을 막으려고, 현재 대한민국 국민을 탄압하는 것은 변명할 여지 없는 '불의'가 아닌가요? 국가의 안보는 더 많은 무기가 아니라 정의로운 정부에 대한 신뢰를 통한 애국심으로 가능하다고 저는 믿습니다. 적어도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시다 젊은 시절 옥고를 치르신 목사님이라면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이곳의 주민과 활동가들이 애국심도 없고, 불법으로 공사방해를 하고 있다고 들으셨나요? 저는 이라크에서도 행여나 한국 실정법을 어겼을 까봐 노심초사했고, 일생 경찰서에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강정에서도 '투명 인간'에 가까울 정도로 현장에 나간 적이 거의 없는 제가 이 곳에서 벌써 두 번 연행되고, 공사장 근처에서 춤추던 어린 학생들도 유치장에 들어가고, 공유수면에 들어갔다가 경범죄 스티커를 받고, 기소와 재판까지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습니다. 이런 제 상황은 '최소'라 할 만하니 다른 분들은 오죽하실까요.
 
국가의 죄악을 방관하면 교회가 핏값을 치를 것
 
만일, 한국교회가 국가의 이토록 극명하고 크나큰 죄악을 방관할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죽임과 파괴의 사업'에 동참하고 부추긴다면, 가뜩이나 욕을 먹고 있는 교회를 망신시키는 정도가 아니라, 강정은 만군의 여호와께서 친히 구원하시고 마지막 날에 폭압적 국가권력이 주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저와 이곳의 그리스도인들은 그것을 믿습니다). "악인은 그 죄악 중에 죽으려니와 내가 그 핏값을 네 손에서 찾을 것이라"(에스겔 3:18-20)고 하신 주님의 엄중한 경고의 말씀에서 피할 길이 없을 것입니다. 부디 정신을 차리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오셔서 '찬성집회'를 하신다면, 저를 비롯한 이곳의 그리스도인들, 주민들과 충돌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가슴 찢어지는 일은 생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 지난 성탄절 다음날 아침 기지공사장 앞에서 연행된 평화활동가들이 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석방된 후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서울 나들목교회 성도 6명도 함께였습니다.
ⓒ 유가일
 강정
침묵으로 죄악에 동참하는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그리고, 이 작은 마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아무 상관 없이 신앙생활하고 계신 그리스도인 여러분, 지금이야말로 하나님을 세상에 '보여주어야' 하는 때입니다. 신학이니, 기독교 세계관이니 그리스도인의 사회참여방식이 어떠니 하는 논의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여기, 몇 명의 그리스도인들을 보내놓고 마치 복음주의 교회로서 할 일을 다한 것처럼, '우리도 저런 사람 있어'하며 자위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또한 '찬반 양쪽의 의견을 균형 있게 들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때가 이미 지났습니다..

네, 지금은 방해자는 엄벌에 처한다는 '선전포고'를 한 상황이고, 이곳의 자연과 공동체가 완전히 파괴될 위험에 처해 있답니다. 막을 수 있을 때 주저하고만 있다가 나중에 마을 사람들에게 위로물품을 보내실 건가요? 설마 마을이 사라져 버린 후에 추억하실 건가요? 아니, 이 일로 누군가 죽어나간 다음에 추모예배라도 드리실 건가요? 여러분이 지금 침묵하면, 국가는 더욱 흉포해지고, 제2의 광주사태, 용산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 제주 4.3평화공원을 둘러싼 3만여 명의 희생자 명단이 적힌 비석들. 얼마나 많은 희생의 필요한가요. 사람들은 강정을 '제2의 4.3'이라고 부릅니다.
ⓒ 유가일
 제주
며칠 전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기자회견 이후, 한줌도 안 되는 이곳 활동가들은 '올 것이 왔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1월에 20여 명 수녀님들과 함께 연행된 한 활동가는 '순간적으로 가방에 들어있던 문구칼로 몸을 그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그나마 이 마을에서 가장 멀쩡해 보이는 활동가는 어제 조용히 묻더군요. "혹시, 자해하면 법적으로 죄가 될까?"라고요.
 
삼일절날 아침부터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눈을 뜨면서는 '정말 누군가 죽어야 이 광기가 멈춰지는 건가?'라고 중얼거렸습니다. 오후에는 한 활동가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바다에 투신하려 하기도 했지요. 1월에 해상에서 체포되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연행되면 안되겠다. 순서를 짜보자. 내일 누가 연행될래?'하고 의논한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써도 아무 소용이 없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각자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마을 어디서나 보이는 해군기지 반대 깃발인데, 요즘에는 '결사'라는 단어가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무엇을 결정해야 할까요.
ⓒ 강정평화학교
 해군기지
3월 8일이 아니라 4월 3일에 오십시오
 
목사님, 제주에 오지 마시라는 게 아닙니다. 오십시오. 단 4월 3일, 4.3평화공원에서 열리는 추모행사에 와 보십시오. 1947년부터 7년간, 당시 제주도민의 8분의 1인 3만 명 이상이 육지경찰과 서북청년단, 미군에 의해 학살 당한 엄청난 비극이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얼마나 큰 상처로 남아 있는지 목도하실 것입니다.
 
눈앞에서 가족이 몰살 당하고, 84개의 마을이 불타 사라지고, 지금까지도 연좌제로 철저하게 소외 당하고 있는 도민들 속에서 함께 통곡하고 계시는 예수님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제주도에 '육지 응원경찰'이 들어온다는 게 어느 정도의 충격인지, '종북좌파'라는 말이 도민들에게 어떤 공포를 심어주는지 아주 조금은 알게 되실 것입니다. 아, 강정에도 오십시오. 구럼비 바위 위에서 하는 평화학교 강사로 모시겠습니다.
 
그리고, 천주교와 맞장 뜨겠다니요. 지난 10월 천여명의 천주교인들이 강정포구에서 주민을 향해 불러드렸던 노래가사를 적는 것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을 대신하려 합니다. 저는 이 노래를 눈물로 들으면서 주님께서 교회를 통해 강정을 위로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강정아, 너는 이 땅에서 가장 작은 마을이지만
너에게서 온 나라의 평화가 시작되리라
너는 부서지고 깨어져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
너의 슬픔, 너의 아픔, 너의 피눈물 고통과 함께 한단다"
.

  ▲ 지난 10월 강정포구에서 출범한 천주교연대가 주민들에게 큰 위로를 주었습니다.
ⓒ 조성봉
 천주교
마지막으로 저는, 생명살상 외에 효용가치가 전혀 없는 전쟁기지가 지어지는데 그리스도인들이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의 창조세계가 찬란한 이 곳을 지키기 위해 주님께서 친히 싸우시도록 기도해 주시고, 목소리를 내주시고, 할 일을 찾아서 움직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발 살려달라고 5년째 간청하고 있는 강정을 외면한다면, 나중에 주님께 "너희는 내가 고통 받을 때 돌아보지 않았다"는 말씀을 듣게 될지도 모릅니다.(마태복음 25: 41-45)
 
지금 강정은 우리에게 평화의 복음이 값비싼 것임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교회가 국가권력의 편에 설 때 세상권력을 일시적으로 나눠가질 수는 있겠지만, 세상 속에서 주님을 대변하지는 못합니다. 지금은 예수님이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전하셨던 진짜 복음을 지키기위해 치러야 할 대가를 계산해야 할 때입니다. 물론 그분의 뒤를 따르려면 기득권을 내려놓고 많은 고난을 받겠지만, '하나님의 자녀'라 불리는 영예를 얻게 될 것입니다.(마태복음 5:9) 예수님의 친구요, 하나님의 가족으로서 교회가 회복된다니, 가슴 뛰지 않으시나요?
 
이상, 빨갱이 섬 범죄자 마을에서 종북좌파 양성소 강정평화학교를운영하는 유가일이 드립니다. 혹시라도 건방진 말씀으로 들렸다면 용서해 주시되, 이 눈물의 호소를 들어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주님, 교회를 불쌍히여기시고, 주의 심판을 면케 하소서.'
 

  ▲ 연행이나 경범죄 스티커 발부받는 것만 각오한다면 지금도 구럼비에 들어갈 수 있답니다. 서경석 목사님을 강정평화학교 구럼비야외수업 강사로 모십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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